법정에서 판사의 언동에 대한 비판이 언론보도 등을 통하여 자주 거론되면서,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는 법정에서의 ‘막말’이라는 것을 듣기 어려워진 것 같다.


 


최근 1, 2년간 법정에서 들은 판사의 부적절한 언동으로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증인신문을 하면서 증인에게 ‘이 양반이..’라고 말한 것 정도?


 


반면에 2007~2009년 부산에서 법무관으로 있을 당시에는 법정에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었는데 말이다.



당시 한 번은 마약사범으로 기소된 구속피고인을 국선변호할 일이 있었다. 계속하여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에게 재판부는 강력한 유죄의 심증을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피고인, 자꾸 부인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안타 안 맞으려고 애쓰다가 홈런 맞는 수가 있어요~!”라고 일갈하는가 하면,


 


공소사실 증명의 증거가 많이 부족함을 이유로 공판 중 보석을 신청하자, 보석을 허가하기는 하되 수천만원의 보석보증금 및 보증보험증권 대체 불가의 결정을 내려, 피고인으로 하여금 돈이 없어 나오지 못하게끔 하기도 하였다. 그러고서는 보석허가결정 후 보석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여전히 구속상태로 출정한 피고인을 보면서 하는 말이, “어? 피고인 아직 못 나왔어요? 왜 못 나왔어요?”.


 


여기까지만 이야기한다면, 해당 재판부에 대한 공정한 언급이 될 수 없는데, 결론적으로는 이와 같은 재판부의 조치가 타당하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결국 증거보완에 나섰고, 그 결과 구치소에서 피고인이 다른 공범자와 접견하면서 “마, 이번에는 니가 다 떠 안고 가라”라고 하면서 허위진술을 유도하는 것이 그대로 녹음된 녹취자료가 제출되어 법정에서 재생되었다;;;(무슨 ‘니가 가라 하와이’.. 이런 분위기였다) 결국 재판부의 예고대로 피고인은 선고날 홈런 제대로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