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서점에서 “치열한 법정”을 구입하여 읽는 중인데 꿀잼.


 


헤럴드 고 교수와 예일 로스쿨 학생들이 1990년대 미국 정부가 아이티 난민을 정치적 난민이 아닌 경제적 난민으로 임의로 규정하여 대부분을 다시 본국으로 송환하는 조치(죽으라는 이야기다;;)를 취한 것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여 싸워나간 이야기다.


 


미국정부가 국내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하여 아이티 난민을 법률상 미국 영토 외에 속하는 관타나모로 보내는 꼼수를 쓰고, 실제로 플로리다주 대법원(당시 보수적 성향이 우세)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손을 들어주기도 한다.



책에서는 1)이미 플로리다에서 패소 확정된 것이 일종의 클래스 액션이라서 다른 난민에게도 그 기판력이 미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고자 변호사들이 소송당사자가 되어 관타나모에 난민을 접견하러 갈 권리가 제약받는 것을 근거로 재차 소송을 제기하는 이야기, 2)포럼 쇼핑(관할권이 있는 법원이 복수일 때 보다 관대한 성향의 법원을 찾아 소를 제기하는 것)의 일환으로 당시 가장 진보적 법원인 뉴욕 주 동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이야기, 3)뉴욕 법원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판사에게 사건이 배당되게 하려는 의도에서 진보적 판사가 당직판사인 때를 골라 본안소송 제기없이 긴급 가처분을 신청하는 이야기(본안소송 제기의 경우 랜덤으로 재판부 배당을 하지만 긴급 가처분의 경우 당직 판사에게 바로 넘어가는 점 착안)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여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어떤 면에서 타성에 젖기 쉬운 요맘 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거대한 상대방에 대하여 전력을 다해 투쟁적인 변론을 준비해 나가는 모습에서 다시금 열정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