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수의 변호사들은 각기 그 이유와 정도는 다를지 몰라도 야근에 친숙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필자 역시 지금 야근 중에 잠시 짬을 내서 posting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야근을 자발적인 야근과 비자발적인(더 나아가서는 강요된!) 야근으로 나눈다면, 일단 자영업자인 저로서는 대체로 전자의 경우가 많아서 나름 행복한 편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 law-firm의 tight한 스케쥴에 잡혀 있는 소속 변호사 분들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매일 야근을 하다시피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정말로 일찍 퇴근하는 경우가 밤 10시 정도라 보면 되고, 그 이외는 새벽이나 되어서야, 심지어는 침낭을 가져와서 사무실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요. 상대적으로 높은 pay를 통해서 위로(?!)와 보상을 얻겠지만,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특히 기혼자라면, 가족들의 희생도 결코 무시 못할 부분일 것입니다).


 


◆ 저의 야근은, 일단 퇴근 후 잠시 가족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약간 가사일을 돕는 척(!)하다가,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다시 사무실로 나오게 되는 밤 11시~12시 정도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좀 더 일찍 자고 차라리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하는 아침형 인간/새벽형 인간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저런 여건상 현재와 같은 야근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 야근 시간 동안에는 낮 시간의 피곤이 누적되어 다소 피로하기도 하지만, 일단 당장에 어떤 면담이나 통화 요청에 방해받지 않고 순전히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새벽시간의 고즈넉함도 이제 익숙해 졌구요. 또한 여러가지 발상이나 idea도 떠오르곤 합니다. 자발적 야근의 기쁨이랄까요.


 


◆ 그런데, 저도 사무실 일을 하면서 새벽 내내 감금(!) 되어 야근(아니 철야작업)을 강요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떤 형사 사건이었는데, 의뢰인 측이 좀, 아니 굉장히 독특한 편이어서, 저더러 수사기관과 내통을 했다느니 하면서 제가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는지 믿을 수 없으니 서면 작성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접수할 때에도 따라가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래서 정말로 그 날 새벽을 그 사람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꼬박 샌 적이 있습니다. 밤새 상당한 분량의 서면(구속사건으로서, 영장실질심사에 관한 의견서였습니다)을 작성한 후, 그들의 감수(?)를 받고 오전 6시가 되어 법원에 같이 가 당직으로 서류를 접수하는 것까지 보여주고 나서야 비로소 풀려날 수(?) 있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그 사람들도 같이 밤새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려운 법률서면 읽느라고 고생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화위복인지, 그 일을 계기로 그 의뢰인들로부터는 상당한 신뢰를 얻게 되었지만, 아, 정말로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_-;